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서한문입니다.
존경하는 학부모님께
어느덧 무더운 여름이 지나가고 제법 선선한 바람이 가을을 실어오고 있습니다. 하루하루 바쁜 일상 중에도 아이들을 돌보시느라 고군분투 하시는 부모님의 노고에 심심한 응원의 마음을 전합니다.
특히, 자녀의 성적과 진로에 대한 학부모님의 고민과 기대감은 아이들 못지않게 매우 크실 것으로 압니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은 자신의 꿈과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하여 학업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도 자식을 키우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아이를 향한 학부모님들의 염려와 안쓰러움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에 이렇게 편지를 드립니다.
학부모님, 우리 아이들이 학업에 대한 기대감과 가족 또는 친구들과의 소통의 어려움에 대한 고민으로 연간 100여 명의 아이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학기 초 학교 환경이 바뀌거나 시험기간에는 학교생활 적응과 성적고민 등으로 더 많이 힘들어 하는 시기로 부모님과 주변의 세심한 관심과 지지가 절실하게 필요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제가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의 소임을 받고 집무를 수행하면서 가장 마음 아프고 힘들게 하는 것 중의 하나는 학생들의 극단적인 선택 사안을 접하는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 한 명 한 명이 현재의 모습만으로도 가치를 지니며 소중합니다. 그리고 넘어졌을 때 일어 설 수 있는 아이, 힘들 때 누군가의 도움을 구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아이로 키워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 아이의 성공과 행복을 위해 높은 성적을 기대하고 걱정하는 것은 대부분 부모님의 마음일 것입니다. 하지만 성적에 대한 부모님의 과도한 기대와 요구는 아이들에게 마음의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판단력이 성숙하지 않은 우리 아이들은 성적 문제로 절망하기도 합니다.
공부 외에 아이가 가진 작은 장점과 능력을 찾아내어 칭찬해주시고 이해와 공감을 해주신다면 아이는 자신감을 가지고 당당하게 세상을 살아나가는 모습을 보여줄 것입니다.
아이들은 세상 누구보다 부모님께 가장 인정받고 사랑받기를 원합니다. 또한, 아이는 부모님이 믿어주시는 만큼 성장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가 성적과 자신의 미래에 대해 걱정할 때 부모님이 아이들의 고민을 충분히 이해하고 격려해 주신다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갖게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학부모님,
지금의 고민과 걱정은 삶이라는 긴 여행 중에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일들 중 하나라고 생각하시고 보다 긴 호흡을 가지신다면 조금 더 평안하게 아이들을 이해하고 기다려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리 아이들을 건강하고 안전하게 키워내는데 학교가 함께 하겠습니다. 학교의 도움이 필요하실 때는 언제든지
말씀해 주십시오. 저 또한 “모든 아이는 우리 모두의 아이”라는 신념을 갖고 아이들의 건강과 안전을 그 어떤 것보다 최우선으로 챙길 것을 약속드립니다.
다시 한 번 부모님의 자녀에 대한 헌신과 사랑에 진심어린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2017. 9. 21.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김 상 곤